Claude Code 첫 달 실험기 - 영어 과외 복습을 자동화
개발자가 아닌 사람이 Claude Code를 처음 만져본 한 달. bash가 뭔지부터 헤매던 진짜 초심자의 경험과, 영어 과외 복습을 자동화하면서 알게 된 것들.
Claude와 Claude Code는 다르다
설날 연휴를 맞아 업무 방식을 바꿔보기로 했어요. 마침 링크드인에서 본 AI 1주일 집중교육에 신청했고, 잘한 결정이었습니다.
“개발자가 아니어도 업무를 자동화하고, 서비스를 직접 만들 수 있다.”
설레는 마음으로 설치를 시작했는데, 아무것도 안 됐어요. 그제야 알았습니다. 제가 설치한 건 Claude Code가 아니라 그냥 Claude였어요. 둘 다 이름이 같아서 헷갈리지만 완전히 다른 도구입니다. Claude는 claude.ai에서 말 거는 챗봇이고, Claude Code는 터미널에서 실행하는 개발 도구예요. 채팅이 아니라, 내 컴퓨터 안에서 직접 파일을 만들고 코드를 짜고 프로그램을 빌드합니다.
다시 터미널을 열었는데, 무서웠습니다. 진땀이 났어요.
“클로드 코드를 터미널에서 설치해보세요” → 안 돼요 → “깃을 설치해보세요” → 안 돼요 → “bash를 설치하세요” → …bash가 뭔데요?
개발자분들과 일은 많이 해봤다고 생각했는데, 새로운 국면이었어요. 저분들은 그동안 정말 많이 풀어서 얘기해주셨던 거구나, 싶었습니다. Claude Code 설치하라길래 앱 다운로드 받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. (민망)
알고 보니 Claude Code는 맨 위층이고, 아래에 기초 공사가 필요했습니다.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.
Bash → Git → Node.js → npm → Claude Code
- BashOS의 기본 명령줄.모든 것의 시작.
- Git파일 버전 관리.
- Node.jsJavaScript를 컴퓨터에서 돌리는 엔진.
- npmNode 생태계의 패키지 매니저.
- Claude Code← 여기 도달.
개발자분들에겐 이미 다 깔려있는 환경이라, 유튜브들이 “그냥 터미널에 이거 치세요” 하고 넘기는 부분이 저한테는 첫 번째 장벽이었어요. 그런데 진입장벽만 뚫으면 50%는 해결됩니다. 모르는 게 있으면 Claude한테 다시 물어봤어요. bash가 뭔지, 에러 메시지가 무슨 뜻인지, 다 물어봤습니다. 눈치 볼 필요도, 창피할 일도 없으니까요.
그리고 저는 하루 만에 Claude Max를 결제합니다. 비싸요. 비싸. Pro로도 충분했을 것 같기도 한데… 일단 질러봤어요.
새로운 말들, 낯선 세상
설치를 끝내고 기본 개념을 배우기 시작했는데, 또 새로운 말들이 쏟아졌어요. skill, subagent, hook, plugin, mcp. 알듯 말듯 했습니다.
지금 제가 이해한 수준에서 풀어쓰면 이래요.
- skill: Claude가 자주 쓰는 작업을 미리 정의해둔 “레시피”. 예) “영어 리뷰” 한마디로 정해진 분석 흐름이 돈다.
- subagent: 본 Claude가 다른 Claude한테 작업을 나눠 시키는 것. 멀티태스킹에 가깝다.
- hook: 특정 순간(예: 세션 끝날 때)에 자동으로 실행되는 약속.
- plugin: skill·hook·command를 한 묶음으로 설치하는 패키지.
- mcp: Claude가 외부 앱(Notion, Figma 등)과 직접 연결되는 통로.
- skillClaude가 자주 쓰는 작업의 "레시피"."영어 리뷰" 한 마디 → 정해진 분석 흐름.
- subagent본 Claude가 다른 Claude에게 작업을 나눠 시키는 것.멀티태스킹에 가깝다.
- hook특정 순간에 자동 실행되는 약속.예: 세션이 끝나는 순간, 파일이 저장되는 순간.
- pluginskill · hook · command를 한 묶음으로 설치하는 패키지.
- mcpClaude가 외부 앱과 직접 연결되는 통로.notion · figma · supabase · slack · ...
처음엔 이게 다 뭔가 싶었는데, 직접 써봐야 손에 잡혔어요. 글로 읽어서 안 되고, 만들어보면서 깨달아지는 종류의 지식이더라고요.
가장 재미있는 건, 내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질문하면서 하나씩 풀어갈 수 있다는 거예요. 눈치 보지 않고, 가공하지 않고, 창피하지 않은 질문 상대가 있다는 게 좋습니다. 그리고 터미널로 다시 돌아갔다는 사실이 웃기고 재밌기도 해요. 대AI 시대.
65분 수업, 2분 복습
기본 개념을 익히고 나니 진짜 문제가 남아있었어요. 뭘 만들어야 할까.
처음엔 9년 동안 가장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, 시장 조사 자동화에 손을 댔습니다. 결과는 별로였어요.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실제 맥락이 필요한데, 9년치 회사 맥락은 밖으로 꺼낼 수 없었거든요. 맥락 없는 도구는 빈 껍데기였습니다. 그래서 노선을 바꿨어요. 작고 별거 아닌, 진짜 내 문제부터.
영어 과외를 받고 있어요. 일주일에 한 번, 65분 동안 원어민 선생님과 자유 주제로 대화합니다. 수업은 좋은데, 끝나고 나면 뭘 틀렸고 어떤 표현을 배웠는지 잘 기억나지 않았어요. 녹음은 늘 했어요. Clova Note로 녹음하면 음성인식 텍스트도 같이 나옵니다. 근데 65분짜리 텍스트를 다시 읽으면서 “여기서 내가 뭘 틀렸지?” 하고 분석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어요.
그래서 만들었습니다. 텍스트를 붙여넣으면 Claude가 알아서 분석하고 Notion에 정리해주는 스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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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ead65분 수업의 음성인식 텍스트.화자가 두 명으로 자동 구분되어 들어온다.Attendees 1 00:41 Hi, how was your week...
Attendees 2 01:08 It was good. I went to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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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ilterAttendees 1 = 나, 2 = 선생님. 학생 발화만 분석한다.음성인식 오류는 교정 대상이 아니다 —├─"open glue"→OpenAI
└─"Chechibti"→ChatGPT -
analyze
- ① 수업 요약
- ② 좋았던 점
- ③ 부족했던 점
- ④ 훈련 액션
- ⑤ 틀린 문장 교정
I spend much moneyI spent a lot of money.- ⑥ 새 표현 / 단어
- ⑦ 암기 표현 — 풀 문장 20개 이상
-
deliver├─→Notion · "English Review" DB
└─→~/english-review/vocab/2026-05-09.csv
└─OneVoca 앱에 그대로 import
만들면서 신경 쓴 지점이 몇 개 있었어요.
입력의 특수성을 먼저 잡았습니다. Clova Note 텍스트는 “Attendees 1 / Attendees 2”로 화자가 구분돼요. 1번이 저(학생), 2번이 선생님이에요. 분석은 학생 발화만 대상으로 하기로 정했습니다. 선생님 영어를 교정하는 건 의미가 없으니까요. 그리고 음성인식 오류와 실제 영어 오류를 구분하는 게 중요했어요. “open glue”는 사실 OpenAI를 잘못 받아적은 거고, “Chechibti”는 ChatGPT예요. 이런 건 교정 대상이 아닙니다. 진짜 제가 틀린 것만 잡아야 해요.
분석은 7단계로 짰습니다. ① 수업 요약(어떤 주제로 대화했나) ② 좋았던 점(자연스러웠던 표현) ③ 부족했던 점(문법, 표현력, 습관) ④ 훈련 액션(실천 가능한 연습 항목) ⑤ 틀린 문장 교정(빨강/초록 callout으로 원문/교정문 대비) ⑥ 새 표현(선생님이 알려준 표현) ⑦ 암기할 표현(풀 문장으로 20개 이상). 마지막 7번이 핵심이에요. 단어만 모으면 맥락이 사라지니까, 반드시 풀 문장으로 뽑게 했습니다.
출력은 두 갈래로 갈라놨어요. 분석 결과는 Notion 데이터베이스(“English Review”)에 페이지로 쌓이고, 암기할 표현은 따로 CSV 파일로도 저장됩니다. CSV는 OneVoca 앱에 그대로 import해서 단어장으로 쓸 수 있어요. 결과를 한 곳에만 두면 결국 안 보게 되거든요. 복습은 Notion에서, 암기는 OneVoca에서. 손 가는 동선에 맞췄습니다.
처음부터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건 아니었어요. 계속 고쳤습니다. 그러다 어느 시점에 Claude가 먼저 제안을 해왔어요. “세션이 쌓이면 어떤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지도 분석해보면 어떨까요?” 도구가 도구를 키워주는 순간이었습니다.
지금은 수업 끝나고 Clova Note 텍스트만 붙여넣으면 끝이에요. 2분이면 그날 뭘 틀렸고, 뭘 배웠고, 뭘 외워야 하는지 다시 봅니다.
딸깍은 딸깍이 아니었다
여기까지 오면서 하나가 명확해졌어요.
만드는 비용이 0에 수렴하는 세상에서, 만드는 것 자체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. 공급이 무한정 늘어나면 완성의 가치는 점점 싸질 거예요. 그럴수록 중요한 건 딱 세 가지입니다.
무엇을 만들지. 왜 만들지. 누구의 문제를 푸는 건지.
처음엔 내가 직접 겪은 문제, 내가 아는 맥락, 내 콘텐츠가 가장 좋은 재료였어요. 남의 문제를 빌려오면 맥락이 없고, 맥락이 없으면 AI도 빈 껍데기가 됩니다.
모두가 딸깍 한 번이면 서비스가 만들어진다고 했는데, 막상 해보니 그렇지 않았어요. 사람이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잘 시켜야 잘 나옵니다. 딸깍은 딸깍이 아니었어요.
어쩌면 AI는 저를 대체하러 온 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. 노동의 대가로 시간과 젊음을 갈아 넣는 삶에서 꺼내줄 도구일 수도 있겠다, 그런 생각이 들어요.
그래서 본격적으로 실험을 해보려고 합니다. 전부 공개하면서요.